보팔·체르노빌·엑슨 발데즈 환경사고의 파장[ESG-4]

온라인팀 승인 2023.06.23 11:45 | 최종 수정 2023.06.23 11:49 의견 0

1980년대는 환경사고의 대형화와 글로벌화로 인해 CSR에서 환경(E)의 중요성과 막대한 비중에 대한 전지구적 각성이 이뤄졌다.

1984년에는 인도 보팔의 유니언 카바이드사 공장이 폭발해서 3,500여명이 즉사하고, 후유증으로 33,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 이후에도 50만명 이상이 실명과 피부질환 등으로 심각한 후유장애를 겪었다.

1986년에는 우크라이나(당시는 소비에트연방)의 체르노빌에서 원전노심이 폭발하는 사고로 인해 막대한 인명피해와 심각한 방사능오염을 초래했다.

1989년에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유조선 엑슨 발데즈(Exxon Valdez)가 좌초해서 엄청난 기름이 유출되면서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으로 해상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로 인해 기업의 해양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외부통제가 급속히 강화됐고, 유엔환경계획(UNEP)의 지원을 받은 CERES에서 ‘기업환경보고 원칙’을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CERES는 UN과 함께 지속가능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를 설립해서 오늘날 ‘GRI STANDARDs’를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역설적이지만 1980년대 발생한 대형 환경사고들은 ‘지속가능 발전(SD)’의 필요성에 대한 전지구적 각성과 절실함을 이끌어냈다.

Exxon Valdez

1990년대는 세계화에 따른 기업과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기업의 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이 강조되었다. 이 시기의 CSR 논의는 이해관계자이론(stakeholder theory), 기업윤리론(business ethics theory),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 등으로 심화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 도미니(Amy L. Domini)가 윤리적 투자를 위한 ‘도미니 사회지수(Domini Social Index 400)’를 고안했다.

Amy L. Domin


이 지수는 사회적, 환경적으로 배제기준과 평가기준을 강조하면서도 재무적 측면을 고려하여 투자의 안정성과 장기성을 보장함으로써 사회투자(SI) 혹은 사회책임투자(SRI)가 일부 시민단체나 종교적 배경의 기관들에서 모든 소액투자자와 기관투자자로 확장되는 발판이 되었고, 디즈니·코카콜라 등 글로벌 대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도미니사회지수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CSR과 투자(SI)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연결시키고, 향후 ESG 투자의 시대로 가는 실증적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미니지수의 투자배제 사업사례


이러한 흐름은 다우존스지속가능지수(DJSI, 1999)를 비롯해서 FTSE4Good Global 100I ndex(2001), JSE SRI Index(2005) 등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책임)투자, 윤리적 투자, ESG 투자의 관점이 발달하게 됐다.

1992년 UN 환경개발회의(UNCED의 ‘리우 선언’을 계기로 세계는 기후변화 협약, 생물다양성 협약, 사막화방지협약을 완성했다. 1994년 엘킹턴의 세 가지 기초선(TBL)은 CSR에 대한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이해를 극복하는 구체적 대안으로서 실천적 의미가 컸다.

George A. H. Cadbury

1992년 캐드베리 경(Sir George A. H. Cadbury)이 제시한 기업지배구조 개혁방안은 향후 30년 세계의 기업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이고 주요 국가의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의사결정구조에서 탈집중화를 추진했고, 특히 사외이사·감사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ESG에서 S(사회)는 멀리 산업혁명 시기부터 태동했고 E(환경)는 적어도 195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축적된 반면에 G(지배구조)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정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CSR의 초기부터 기업지배구조는 중요한 영역으로 논의되었다.

캐드배리의 지배구조 개혁 코드는 G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Brent Spar(Green Peace)

1995년 4월 쉘(Shell)이 영국 정부의 승인으로 북해 유전의 ‘이동식 원유저장시설(Brent Spar)’을 해상 폭파하려고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존 캐슬을 비롯한 그린피스 20여명이 점거농성을 벌이면서 원유 잔존물이 5천5백톤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정부는 해상 폭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일부 지역의 쉘 주유소는 습격을 받거나 판매량이 극감했다. 유럽 전역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국제적 압력이 가중되자 셸은 해상 폭파를 철회했고, 이후 국제기구에 의해 유전시설의 해양폐기가 금지됨에 따라 앞으로 무수한 해양원유플랫폼과 유정 및 방대한 파이프라인을 모두 육상에서 철거하게 됐다.

1996년 나이키의 파키스탄 아동노동 사건은 아동인권과 노동인권에 관한 글로벌 대기업의 CSR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라이프(Life)지는 ‘시간당 6센트(Six Cents an Hour)’라는 기사에서 나이키에 축구공을 납품하는 공장의 파키스탄 어린이들이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점을 폭로하여 국제적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1997년 ‘기후협약에 관한 교토의정서’는 전지구적 기후대응의 결정판이 된 파리기후협약(2015)의 토대가 되었다. 또한 유엔환경계획(UNEP)의 지원으로 환경단체 세레스(Ceres)와 환경연구소 텔레스(Tellus)가 공동으로 설립한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는 2000년을 맞이하여 지속가능 보고서에 관한 첫번째 가이드라인(G1)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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